좋은 의견이야라는 말이 불신을 만들 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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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리

말보다 행동이 큰 신뢰를 만든다. 리더의 언행일치 중요성

“좋은 의견이야. 검토해볼게” 그 말 뒤의 진심은?

대기업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A씨는 새로운 공정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자, 상사는 “좋은 의견이네, 검토해볼게”라고 말했다. 상사의 말은 긍정적이었지만, 이후 아무 변화도 없었다. 몇 달이 지나도 그 아이디어는 다시 언급되지 않았고, A씨는 점점 회의에서 발언을 줄였다.

말은 긍정적이지만, 행동은 없다면? 조직에서 흔히 경험했던 장면일 것이다. 문제는 이때 구성원이 상사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다. 진심일까?, 그냥 형식적인 반응이었나?, 겉으로는 칭찬과 공감으로 보였던 상사의 반응이 사실은 구성원의 신뢰 상실과 침묵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말뿐인 수용 vs 실행형 수용

행동하는 상사가 신뢰를 높이고 발언 문화를 만든다.

조직 내에서 상사의 발언 수용은 직원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인정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과정이다. 그러나 말로 인정하는 것과 행동으로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 Dan Ni 외 연구진(2025)은 말뿐인 수용(word-oriented endorsement)과 행동을 수반한 수용(deed-oriented endorsement)을 구분하고, 이 두 가지 수용 방식이 직원이 상사를 얼마나 신뢰하고, 아이디어를 다시 제안하려 하는지 등 구성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발언 수용은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언어 지향적 발언 수용 (word-oriented endorsement) 으로 말로만 아이디어를 칭찬하거나 긍정적 인정을 하는 것과 둘째, 행동 지향적 발언 수용(deed-oriented endorsement)은 인정 후에 아이디어를 실제 업무에 반영하고 실행하는 등 변화 조치가 뒤따르는 경우다. 표면적으로는 둘다 좋은 리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직원의 인식은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Dan Ni 외 연구진(2025)은 중국의 첨단 제조기업에서 382명의 직원과 193명의 상사를 대상으로 4개월간 연구를 진행했다.

언어 지향적 수용은 상사의 행동적 진실성(behavioral integrity)을 낮추는 요인(γ = −0.28)으로 작용했으며,
행동 지향적 수용은 행동적 진실성을 높이는 요인(γ = +0.26)으로 작용했다.
행동적 진실성이 높을수록 직원들의 아이디어 논의 의지(γ = +0.45)와 실제 발언 행동(voice behavior, γ = +0.39)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행동적 진실성은 상사의 말과 행동의 일치를 나타내며, 이는 곧 직원의 발언 문화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언어 지향적 수용은 늘 부정적인 효과를 내는가?

리더의 입장에서는 구성원의 모든 제안을 실행할 수는 없다. 구성원의 의견이 항상 현실적이거나 실행 가능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예산, 전략 방향, 조직의 우선순위 문제로 훌륭한 제안도 채택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리더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핵심은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 판단의 맥락을 공유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사가 구성원의 제안을 말로만 긍정하고 실행하지 않았을 때, 구성원은 상사의 행동적 진실성(언행일치)를 낮게 평가했다. 그러나 상사가 왜 실행하지 않았는지, 어떤 제약이 있었는지를 설명할 경우, 그 부정적 영향은 완화되었다. 즉, 상사의 언행 불일치가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설명 제공이 있을 때, 구성원은 리더의 판단을 진실성있는 고민의 결과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상사가 “좋은 의견이야” 라고만 하고, 아무런 설명도 덧붙이지 않으면, 그 발언은 진심없는 리더십으로 인식된다.

또한 연구는 상사가 실행한 이유를 명확히 공유할수록 행동 중심 수용의 긍정적 효과를 더욱 강화된다는 점도 발견했다. 즉, 언행일치가 구성원의 학습과 참여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설명 제공은 리더의 행동이 신뢰로 해석되느냐, 형식적인 절차로 받아들여지느냐를 가르는 경계 조건이다. 말로 끝나는 리더십이 아니라, 말의 이유를 함께 제시하는 리더십이 부정적 해석을 막을 수 있다.

말-행동의 일치, 그리고 설명의 실행 리더십

팀, 조직의 발언 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3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말의 정교함. 말로만 좋은 아이디어야가 아니라, “이 부분이 특히 실행 가능해 보여서 좋았어” 라고 구체적으로 인정하라. 칭찬이 아니라 이해를 보여주는 말이 진정성을 만들 수 있다. 구성원은 자신의 말을 듣고 있다고 느끼면, 아이디어를 내는 행위가 의미 있다고 느낀다.

둘째, 행동의 실천. 모든 제안을 실행할 수는 없지만, 일부라도 반영하거나 작은 시도라도 보여줘야 한다. 실행은 약속의 이행이며, 리더가 신뢰를 쌓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리더가 약속한 바를 작은 부분이라도 실천할 때, 구성원은 리더의 행동적 진실성(언행일치)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고,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르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셋째, 설명의 투명성. 행동만큼 중요한 것은 그 행동의 이유를 공유하는 일이다. 왜 채택했는가, 왜 보류했는가를 솔직하게 말하라. 이는 구성원을 의사결정에 참여시키는 신호다. 리더가 설명을 생략하면 구성원은 판단 근거를 추축하며 불신을 키운다. 반대로 설명이 제공되면 구성원은 내 의견이 존중받았다는 확신을 얻고, 리더의 판단을 신뢰할 수 있게 된다.